고스트 오브 쓰시마
2020년 7월 17일에 출시된 플스 게임입니다.
2020년 GOTY 후보에 올랐을 만큼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합니다.
후작 고스트 오브 요테이가 출시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역주행 게임인데,
저는 2024년에 스팀으로 나온 PC버전을 플레이해보았습니다.
지금껏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만 해보았지 이런 종류의 게임(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플스게임?) 자주 안해봤는데 너무 재밌네요! 여러가지 제가 플레이하면서 느낀 이 게임의 피쳐를 나열하며 제 생각을 써보겠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
전투, 퀘스트의 기본 요소는 갖추면서도 영화적 연출과 플레이, 몰입감에 더 중점을 둔 게임.
■ 아름다운 그래픽이 인상적입니다.

■3인칭 카메라이며 인물을 살짝 왼쪽에 두는 구도를 한다.
플레이하면서 처음 포착한 이 게임의 피쳐가 카메라 구도 부분인데요, 왜 인물을 가운데 두지 않았을까가 궁금해지더라구요. 혼자 추측해본 바는 롤플레잉에 일치시키는 조작감보다 영화와 같은 연출 구도를 신경쓰지 않았나 싶습니다. 플레이어를 정가운데 두면 컨트롤이 좀더 명확해지는 감이 있는데 이 게임은 조작감보다는 영화 연출에 비중을 두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자유 시점 컨트롤이 안된다.
보통 PC 컨트롤에 기준으로 3인칭 캐릭터는 이동할 때 Alt키를 누른 채 마우스를 조작하면 플레이어의 이동 방향은 고정되면서 카메라 시점만 움직이는 자유 시점이 되는데 그게 안되더라구요. 이건 너무 아쉬웠습니다. 왜냐면 저는 달리면서 풍경 그래픽을 감상하는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이 게임은 풍경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아름다운데 말 타고 달리면서 가는 방향만을 바라봐야하는게 아쉬웠습니다. 근데 왜 자유 시점을 안 넣었을까요?
→ (추가) 이 부분은 제가 액션 게임 유저가 아니라서 몰랐던 거인데, 결과적으로 원하는 방식대로는 아니지만 이동하면서 뒷 풍경을 볼 수는 있어요! TPS(3인칭 슈팅 게임) 기준의 플레이어 컨트롤 방식과 3인칭 액션 게임의 플레이어 컨트롤 방식이 약간은 다르네요.
| 슈팅게임 | 액션 게임 | |
| WASD | 캐릭터 Location | 캐릭터 Location + Rotation |
| 마우스 | 캐릭터 Rotation | 카메라 Rotation |
TPS에서 카메라만 조작할 때에는 모디파이어키(Alt)를 누르면 캐릭터 Rotation과 분리되어 카메라와만 바인딩해서 조작할 수 있네요. 원하는 캐릭터 이동과 카메라 조작은 전부 다 가능하지만 조작 조합은 달라집니다.
■포커싱 UI가 예쁘다

직관적이면서도 너무 예쁜 UI네요. 또 개발자 관점에서 이런거 어떻게 구현할까 생각해봅니다.
포커싱 지점으로부터 마우스 위치까지의 거리 만큼 2D에셋 scale과 rotation을 조절했으려나
나라면 어떻게 구현했을까?
■엄청난 전투 연출
아 저는 이날 야리카와의 해방 히로인이었습니다. 이 개쩌는 연출.... 무척 감동적이었어요....
체력 보시면 저 한 방 맞으면 죽는 상황까지 왔지만 결국 장수 테무게를 무찌릅니다.(크크 뿌듯)
근데 이 씬 정말 영화 같습니다. 아니, 영화 그 이상입니다. 제가 무찔렀고 제가 야리카와를 해방시켰기 때문이죠.
사용자 입장에서 몰입감이 가장 컸던 장면입니다.
저 사실 피아식별이 잘 안돼서 사람같아보이는건 그냥 일단 다 썰었거든요. 영상에서도 좀 허둥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백 필터와 피 터지는 붉은 연출은 이런 저의 미숙한 전투를 아름답게 꾸며줍니다.
사용자로 하여금 실제 유저 컨트롤의 완벽함과 관계 없이 '완성도 높은 플레이'를 느끼게 해주었다는 포인트죠.
■ 시네마틱과 플레이모드의 자연스러운 전환
여기서 제가 낭인을 무찌를 때 잘 보시면 최후 일격에 대한 애니메이션이 슬로우 모션으로 나옵니다. 최후의 일격에 대한 극적인 모션을 통해 유저에게 승리에 대한 성취감과 보상을 주는거죠. 아주 훌륭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것은 플레이어가 어떤 공격(스킬)과 자세로 마지막 킬을 따낼지 어떻게 알고 저 발로 밀쳐내는 모션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걸까요?

이미 NPC가 무릎을 꿇은 순간 발로 차는 모션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은 굉장히 쉽고 매끄러울 것 같습니다. 그럼 무릎을 꿇는 자세로 이어지는 NPC의 죽음 판정 이후 모션과 그 이후의 순간에 터지는 이 카메라 플래시같은 순간적인 백색광의 순간을 좀 더 자세히 보고싶어지더라구요. 이런 정교한 연출은 프로그래머의 영역이었을까요 아트(애니메이션)의 영역이었을까요? 만약 프로그래머의 능력에 달려있다면 어떻게 구현하는 것이 좋을까요?
■ 문짝의 딜레마

아 이거 너무 어이없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한테 "여기가 제 집입니다. 들어오십시오." 라고 해놓고 지 혼자 집 들어가자마자 바로 문을 닫아버리는거예요.
예의없는게 웃겨서 녹화떴는데 알고보니 이게 근거있는 경우였습니다. 게임 개발적 관점에서는 어려운 개념이 들어가있더라구요.
바로 '문짝의 딜레마' 입니다.
문은 상당히 의미있는 상호작용 도구입니다.
공간과 공간 사이의 연결을 나타내는 것과 동시에 분리를 나타내는 개념이죠.
그렇기에 현실을 옮겨담은 3D게임에서 문은 구현하지 않을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지만, 아쉽게도 개발 비용이 많이 든다는 난관이 있습니다. 게임 개발에서 문짝을 두고 완성도와 코스트 중 어느 쪽을 더 선택할지에 대해 모두들 깊은 고민을 한번 쯤은 거쳐간다고 합니다.
이 게임은 슬라이딩 도어 & 자동 닫힘을 통해 그 구현 코스트를 줄이는 방식을 채택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AYEWsLdLmcc
문짝 개발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은 영상입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의 문짝 개발자분께서 직접 그 고충을 설명해주셨어요.
어떤 고민들이 녹아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자세한 내용은 이 영상을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 ★ ★ ★ ★ ★ ★ ★ 약 간 스 포 주 의 ★ ★ ★ ★ ★ ★ ★ ★ ★
이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제가 흥미롭게 보았던 포인트는 옳고 그름과 현실 사이에서의 갈등입니다.
■ 목표하는 가치와 방법의 정도(正道) 사이에서의 갈등
: 고결한 사무라이의 정신을 반드시 지키면서 임무를 수행할 것인가?
사무라이는 기사(Knight)와 비슷하게 품격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그들만의 규율과 매너가 있습니다.
스토리에서도 곧잘 나오지만 그들이 지향하는 가치와 반대하는 가치는 분명합니다.
| 올바른 방법 | 잘못된 방법 |
| - 맞대결 - 싸움을 피하지 않음 |
- 뒤에서 암살 - 독살 |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여러 스킬과 도구들을 사용하면서 진 사카이는 사무라이의 정신과 멀어집니다.
진에게는 '수단이 옳고 그른가'보다는 '목표 달성 (고향 탈환과 백성의 목숨)'이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그에 반해 숙부 시무라 공은 수단의 옳음을 강조하다 진과 갈등을 겪습니다.
그리고 진은 시무라 공의 명령(규칙과 절차)을 무시한 채 독을 이용해서 혼자서 몽골 군을 무찌릅니다.
이쯤에서 저에게 들었던 생각은 '숙부가 고지식하다', '사람 목숨보다 어떻게 규칙이 더 옳을 수 있을까' 였습니다.
그런데 엔딩으로 가는 길목에서 시무라공과 진 사카이는 한 백성을 마주칩니다. 그 사람과 나눈 대화에서 진 사카이가 홀로 몽골군을 무찌른 일이 영웅 서사화 되었고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있음을 알게됩니다. 백성들이 쇼군이 아닌 고스트(상상 속 영웅, = 진 사카이)에게 희망을 걸기 시작했고 봉건제의 질서가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 사카이는 그저 우리 땅과 백성을 지키고자 하는 의도였을 뿐, 봉건제를 거역하고 영웅이 되어 모든 백성을 책임질 의향까지는 없었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진 사카이는 이 일을 수습하기 위해 시무라 공에게 '내가 백성들로 하여금 사카이 가문의 뒤를 이을 새로운 군주를 따르도록 잘 명령을 내려보겠다'고 합니다. 이에 시무라 공은 '너는 이미 군주의 명령을 거역하는 모습을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그런 너의 모습을 본 백성들이 무엇을 보고 배워 너의 명령을 따르고 군주를 따르겠느냐?' 라고 말합니다. (※ 정확한 대사는 아니고 기억하는 의미ㅎ) 진 사카이가 사회의 질서, 규칙, 정도를 무시하고 오직 도덕적 옳음을 우선한 선택의 결과를 마주한 순간입니다.
저는 이 마지막 장면에서 저의(진 사카이의) 목적 달성만을 위한 편협한 시각을 고수하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보며 그때 시무라공의 명령을 거역했던 (백성의 목숨을 우선시하는) 판단과 그로 인한 결과(사회의 무질서, 규칙 위반) 사이에서 내적 갈등을 심하게 겪었습니다. 정답이 있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제가 판단과 결정을 할 때, 이 간접 경험을 토대로 좀 더 제 선택에 따른 결과를 충분히 숙고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주 좋은 간접 경험이었습니다.
난이도 '쉬움'으로 퇴근마다 그리고 주말마다 짬내서 약 22시간동안 플레이했는데 메인 퀘스트는 다 끝낼 수 있었습니다.
스팀에서 엔딩 달성 유저가 35.7%인걸 보면 요즘 패키지게임 기준으로는 상당히 높은 비율입니다.
저와 같이 컨트롤에 자신 없는 사람들도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매우 추천드려요.
